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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 추상주의 미술의 등장과 전개
    카테고리 없음 2024. 3. 24. 23:46

    추상주의 미술

     

    추상주의 미술의 등장과 전개과정

     

    추상주의 미술은 20세기 초반에 등장하여 현대 미술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독일의 미학자이자 예술사가인 빌헬름 보링어는 1908년 '추상과 공감'에서 예술 작품을 통해 인간이 경험하는 두 가지 근본적인 심리적 경향, 즉 추상과 공감에 대해 탐구하였습니다. 공감이란 자연을 모방하는 예술 형태에서 주로 관찰되며, 관람자가 작품 속 형태와 감정에 자신을 동화시키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반해 추상이란 외부 세계에 대한 불안과 적대감에서 비롯된 예술적 경향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추상적 예술은 외부 세계로부터의 도피와 내면세계의 탐구를 반영합니다. 그래서 추상비술은 외부 현실의 직접적인 모방을 피하고, 기하학적이고 비구상적인 형태를 통해서 내면적 경험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에는 바실리 칸딘스키, 카지미르 말레비치, 피에트 몬드리안과 같은 예술가들이 이 운동의 선구자로 나서며, 각자 독특한 스타일과 철학으로 추상 미술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들은 추상적 표현을 통해 보이지 않는 정신적, 감정적 실체를 시각화하려는 시도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술의 새로운 언어와 가능성을 탐색했습니다.

    초기에는 표현주의적 방식에 작가의 감정을 표현하는 '뜨거운 추상'이 유행하였으며, 후기로 갈수록 날카롭고 이지적인 표현에 초점을 맞춘 '차가운 추상'이 두드러지게 됩니다.

    추상주의 미술의 발전 과정은 20세기를 관통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추상 표현주의, 구성주의, 초현실주의 등 여러 하위 장르가 등장하며, 각기 다른 접근 방식과 이론으로 추상 미술을 재해석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윌렘 드 쿠닝과 같은 예술가들이 활동하며 추상 표현주의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자유로운 붓질, 색채의 대담한 사용, 대형 캔버스에의 감정적 표현을 통해 내면의 세계와 무의식을 탐구했습니다. 이 시기의 추상 미술은 감정과 자유로움을 강조하며,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예술 표현의 가능성을 넓혔습니다.

     

    추상주의 미술의 특징

     

    1. 비구상성 : 추상주의 미술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비구상성, 즉 형태나 대상이 실제와 다르게 표현되거나, 인식하기 힘든 형태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관람자가 각각 나름대로 작품을 해석할 수 있도록 해주며, 작가는 추상적인 개념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데에 중점을 둡니다.

    2. 색채와 형태의 자유로운 사용 : 추상주의 작가들은 색채와 형태를 자유롭게 조합하고 실험하여, 현실 세계의 물체와는 독립된 독특한 시각적 언어를 창조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작품에 강렬하고 독창적인 시각적 효과를 부여합니다.

    3. 다양한 기법과 재료의 이용 : 추상주의 작가들은 다양한 기법과 재료들을 사용해서 작품을 만듭니다. 전통적인 재료인 유화 물감뿐만 아니라, 금속, 나무, 종이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고, 비전통적인 방법으로 여러 가지 재료를 조합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듭니다.

    4. 감정과 내면세계의 전달 : 추상주의 미술가들은 자신의 내면세계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 철학을 형태나 색채와 같은 기본적인 시각요소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며, 작품마다 독특한 감성과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추상주의 미술가

     

    1. 바실리 칸딘스키 (Vasily Kandinsky)

    칸딘스키는 러시아 출신 화가이자 이론가로, 추상예술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인상주의, 포비즘,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았으며, 점차 자신만의 독특한 추상적 스타일을 개발해 나갔습니다. 

    바실리 칸딘스키는 이론서 'On the Spiritual in Art"에서 그가 추구했던 예술의 영적인 측면과 추상적인 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칸딘스키는 프란츠 마르크와 함께 청기사파를 조직하였습니다. 이들은 독일에서 활동한 예술가 그룹으로 전통적인 예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적은 감정과 영적인 가치를 표현하기 위한 새로운 언어의 개발을 목표로 했습니다. 청기사파 작가들은 파란색을 선호하였으며, 파란색이 영적인 순수함과 심오한 내면세계를 상징한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예술과 음악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중시하였는데, 특히 칸딘스키는 음악을 추상 예술의 이상적인 형태로 보았으며, 그의 작품에서 음악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2. 파울 클레 (Paul Klee)

    스위스에서 음악가의 아들로 태어난 파울 클레는 바실리 칸딘스키와 함께 초기 추상 미술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작품은 개인적인 상징과 환상적인 요소, 섬세한 색채 사용으로 유명하며, 그의 예술 세계는 광범위한 스타일과 기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청기사파의 일원으로 활동하였으며, 1920년대에는 바우하우스 교수로 활동하며 예술 이론에 대한 저서를 여러 권 남겼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트위터링 머신', '고양이와 새', '금붕어' 등이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자연과 꿈, 내면의 세계를 연결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현실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에게 예술은 내면세계와 꿈, 상상력을 표현하는 수단이었습니다.

     

    추상주의 미술의 의의

     

    추상주의 미술은 단순히 시각적 형태와 색상의 변화를 넘어서, 예술이 지닌 철학적, 정신적 깊이를 탐색하는 매개체로 기능했습니다. 예술가들은 추상적 표현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나 자연의 본질, 우주적 질서와 같은 주제를 다루며, 물질적인 현실을 초월한 관념이나 감정 등을 탐구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예술을 통한 인식의 확장을 추구했으며, 관람자로 하여금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의미와 연결점을 찾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추상주의 미술은 이처럼 복잡한 감정과 생각을 시각화하는 도구로서, 예술과 인간 경험 사이의 깊은 유대를 탐구하며 새로운 시각적 언어를 제시했습니다.

     

    이와 같이, 추상주의 미술은 시각 예술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전통적인 묘사 방식에서 벗어나 감정과 아이디어의 직접적인 표현을 추구함으로써, 예술가들은 보다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차원에서 인간의 경험을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추상주의 미술은 관람자에게도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구체적인 형상이나 대상이 제시되지 않음으로써, 관람자는 자신의 감정과 상상력을 동원하여 작품을 해석하고, 이를 통해 작품과 더 깊은 수준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추상주의 미술은 예술과 관람자 사이의 독특한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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